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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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암호화폐 과세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 변동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부총리는 17일 출입기자단과의 월례 간담회에서 “암호화폐 투자로 거둔 이익에 대한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내달 말 발표되는 세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 정도만 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2022년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투자해 얻은 소득은 내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분부터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 된다.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뺀 소득이 연 250만원을 넘으면 22%의 세율(지방소득세 2% 포함)이 적용된다.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는 당초 2022년 1월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과세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시행 시기가 계속 미뤄져 왔다.

예정대로면 내년 1월부터 과세가 시작되는데도 최 부총리가 이날 모호한 표현을 내놓은 것을 두고 금융투자소득세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선 암호화폐 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주식과 비슷한 투자처로 꼽히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여야 모두 지난 총선에서 암호화폐 과세를 미루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제22대 총선에서 공약으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내걸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과세 소득 한도를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올리는 내용의 공약을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달 발표한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에서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논의와 연계해 가상자산소득 과세제도의 시행 여부 및 시행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